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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책을 읽게 된 계기
가을쯤 책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을 갔다가 제목에 이끌려서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넣어두었다가 이번에 구매해서 읽어봤다.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까 너무 궁금했고,
알고보니 Francis Bacon이라는 영국 표현주의 화가의 인터뷰집이어서 더 흥미로웠다.
"비평가들은 내 그림을 두고 '공포'를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내 작품이 특별히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육점에 들어가서 고깃덩어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살피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다른 생명을 잡아먹고 사는 우리의 삶에 깃든 공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내 그림을 두고 '공포'를 말하는 비평은 고기를 즐겨 먹으면서도 투우가 잔인하다고 항의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치 자신의 몸 위에 모피와 새털을 두르고 투우장에 입장해 투우의 잔인성에 대해 항의하는 격이지요"
1. 나에게 영향을 준 파트 & 책을 통해 느낀 생각
- 79 page : 의도적인 우연
이미지의 의도적인 표현을 깨뜨리기 위해 나는 헝겊으로 작품 곳곳을 닦아 내거나 붓을 사용하거나 뭐든 손에 들고 문질러 대거나 ... 그러면 이미지는 자발적인 나의 구조가 아닌 자체적인 구조 안에서 발전하게 되며, 그 이후에는 화가가 원하는 바에 대한 감각이 작동하기 시작하고 캔버스에 남겨진 ‘우연’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이 책의 화가는 잘 그려진 그림에 물감을 던지거나, 헝겊으로 닦는 등의 행위를 통해 끊임없이 의도적인 이미지를 지우려는 시도하며 그림이 우연적으로, 스스로 발전해나간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우연이 훈련과 연습, 지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본능이며 무의식이면서 동시에 의식적인 조정이라고 한다.
모델링을 할 때면 무의식 중에 번뜩 떠오르는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다. 우연한 기회로, 우연한 생각의 흐름으로 찾아오는 아이디어들은 사실 그간 공부한 것들에 기반한 내용들의 조합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우연', '의식적인 조정' 이라는 단어가 책 읽는 내내 정말 좋았다.
나와 전혀 관련없고 또 관심없는 분야의 책이지만, ‘우연‘에 대한 관점이 흥미롭고 공감이 되어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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